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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 영화관

'짐 자무시'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7/10/17 커피와 담배 (짐 자무시, 2003년) by ibuti (4)
  2. 2007/08/09 짐 자무시 컬렉션 by ibuti (4)
  3. 2007/07/21 브로큰 플라워 by ibuti
Film: HomeVideo2007/10/17 21:59 Posted by ibu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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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담배>
 Coffee and Cigarettes

   <스모크>의 속편 격인 웨인 왕의 <블루 인 더 페이스>에 출연한 짐 자무시는 금연의 고민을 털어놓다 결국엔 “담배와 함께 마시는 커피가 최고야”라고 말하고 만다. 열 살 때 훔쳐 피운 첫 담배를 기억하는 자무시는 담배와 커피 없는 삶이 얼마나 괴로운 것인지 아는 사람이다.

   자무시가 1980년대에 시작한 <커피와 담배> 연작은 보지 못한 영화광에게 한때 전설로 통하던 영화였으니, 그가 기발표작을 손보고 새로 찍은 장면을 더해 장편영화 <커피와 담배>를 완성한 건 당연한 결과다.

   잘난 체하는 찌질이들이 이름을 먼저 대고 싶어 안달이 날 정도로 유명인들이 줄줄이 나오는 <커피와 담배>는 일견 안전한 소품이다. 그러나 영화를 지탱하는 건 바탕에 깔린 격자무늬의 견고함이며, 마지막 에피소드의 정적은 <커피와 담배>가 얕보기 힘든 상대란 걸 증명한다. 건강에 나쁘다는 카페인과 니코틴을 절친한 삶의 동반자로 대하는 <커피와 담배>는 금연을 결심한 사람에게 악마에 버금가는 작품이다. 조심하길.

   장편 작업을 위해 손을 보긴 했으나 에피소드간 화질의 편차는 어쩔 수 없는데, 결과물의 DVD는 만족스러운 편이다. 하늘거리는 농담 같은 부록들 - ‘탁자 위의 풍경’(4분), 빌 머레이 아웃테이크(1분), 테일러 미드 인터뷰(4분) - 도 영화에 어울린다. (ibuti, 2006.9. 씨네21 572호)

<커피와 담배> Coffee and Cigarettes
2003년 / 짐 자무시 / 96분 / 1.78:1 아나모픽 / DD 5.1 영어 / 한글, 영어 자막 / 태원엔터테인먼트
< 화질 ★★★☆  음질 ★★★  부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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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유바바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이 영화를 2004년 전주영화제에서 봤는데요.
    장소는 전북대 무슨 회관이었는데(굉장히 큰 상영관이었어요),
    영화가 끝난 후 관객들 여럿이서 일렬횡대로 서서 내리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모두들 한 손엔 자판기 커피를, 한 손엔 담배를 피었더랬습니다.
    저도 그중 하나였구요.
    서로가 서로를 쳐다보며 알 수 없는 미소를 짓던 그때가 갑자기 생각나네요. ^-^

    2007/10/20 01:11
    • BlogIcon ibuti  댓글주소  수정/삭제

      담배와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거의 교주 역할을 하는 영화가 아닌가 해요.^^

      저는 영화제에 가서도 한군데서 영화를 보는 편이에요.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걸 귀찮아 하다보니... 전주영화제의 경우 중심가에 있는 극장에서만 영화를 보게 됩니다. 전주대학교 문화회관인가, 거기는 몇 년 전부터 거의 가보질 못하고 있다는...

      2007/10/20 12:35
  2. BlogIcon 우유소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 에피소드의 정적은 <커피와 담배>가 얕보기 힘든 상대란 걸 증명한다."
    공감이 가는 말..
    담배는 몸이 잘 못 받아들여 못 피우지만, 커피는 언젠가부터 좋아하기에.. 그렇게 '커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이후에 보게 된 영화라, 재미있게 봤었어요. 여유롭게 본 건 아니었지만..
    스티븐 부세미, 빌 머레이, 로베르토 베니니. 제가 알아챈 몇 안 되는 사람들.
    예전 학교에서 영화 수업 들을 때 선생님(조영정,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 회고전 프로그래머)께서 "장동건이나 정우성, 누구 누구 이런 배우들이 자기들끼리 앉아서 영화 보면 되게 재미있을 거야 아마" 그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었는데, 그건 아마'아는 사람을 스크린 위에서 볼 때의 효과'. 또 다큐가 아니라 극영화라면 그 연기 하나하나에 이런저런 이유로 웃게 되지 않을까..

    저는 개인적으로 <판타스틱 소녀백서>의 스티븐 부세미가 기억에 남고 애틋해서 스티븐 부세미가 무슨 말, 행동만 하면 막 혼자 웃었던 기억이 나요 ^ - ^ 아는 사람처럼..

    그리고 부산영화제 안부 답을 아직 못했었네요. 잘 다녀왔습니다 :) ibuti님은 어떤 영화들 보셨는지 궁금하네요 전 5편 정도 보았나 그런데 <궤도>가 가장 마음에 남네요.
    시간이 지날 수록 더 마음을 먹먹하게 하고, 이건 어떤 영화다 '우울한' '건조한' '슬픈' .. 그런 수식어들 중 뭘 붙여야하나 설명하기 어려운 영화. 앞에 쓴 수식어들이 왠지 조금씩 다 안 어울린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

    저도 영화평 같은 거 써보고 싶은데 요샌 왠지 조금 어렵네요 .. 음 :)

    2007/10/20 13:46
    • BlogIcon ibuti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지금은 담배를 못 피운답니다. 건강 때문에 4년 전에 끊어야 했어요.

      부산영화제에선 10여 편의 영화를 봤습니다. 두어 편을 제외하면 대부분 마음에 들었으니 괜찮은 편이죠? 몇 편에 대한 글도 쓰고 영화제 후기도 써야 하는데, 역시나 게을러서...ㅠㅠ

      2007/10/20 17:37

Film: HomeVideo2007/08/09 19:47 Posted by ibu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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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자무시
  컬렉션>
  Jim Jarmusch
  Collection

   짐 자무시의 데뷔작 <영원한 휴가>를 처음 봤다. 황량한 뉴욕의 뒷골목을 떠도는 청년의 이야기는 이후 만들어질 영화의 선언문 역할을 하는 것이어서, 그간 <천국보다 낯선>의 유명세에 가려졌다는 게 안타까울 정도다. “삶에 있어서 큰 차이는 없으며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똑같다. 머물렀던 곳에서의 신선했던 시간이 지나면 그 장소를 떠나야 한다. 그것은 깨달음이다.” 자무시 영화의 주인공들은 모두 영원한 휴가를 즐기는 여행객이다. 그들에게 정착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자무시가 세상을 어떤 곳으로 보는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그에게 끝없는 이동이란 타락하고 악한 세상에 굴하지 않고 물들지 않는 방법이다. 자무시인들은 세상의 굴레는 물론 심지어 시간으로부터도 구속받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자무시 영화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이 어디 한둘일까만 그의 정서가 반영된 두 장면을 그 중 백미로 매번 꼽는다. <다운 바이 로>에서 탈옥한 세 남자는 숲 속의 외딴 집을 발견한다. 어수룩한 남자를 안으로 들여보내고 두 남자는 숲 속에 앉아 집을 내내 바라본다. 그리고 두둥실 밤이 찾아온다. <데드맨>에서 꽃 파는 여자는 술집에서 바깥으로 내동댕이쳐진다. 그녀가 만든 하얀 종이꽃들이 바구니에서 떨어져 진흙바닥에 하나씩 꽂힌다. 두 장면을 볼 때마다 그들 위로 검은 하늘에 촘촘히 박혀있을 별이 그려지곤 한다. 이건 정말, 세찬 세상에서 읽는 한 편의 동화다. 자무시의 인물들은 대개 가진 것 없는 아웃사이더들이며, 그들이 거하는 곳은 누추하기 일쑤다. 하지만 자무시는 그 세상에 소박한 가치와 낯선 아름다움이 초롱초롱 빛나게 만든다.

   자무시의 데뷔작 <영원한 휴가>부터 <천국보다 낯선>, <다운 바이 로>, <미스테리 트레인>, <지상의 밤>, <데드맨>까지를 수록한 <짐 자무시 컬렉션>이 출시됐다. 세 편의 흑백영화와 세 편의 컬러영화 중 흑백 편을 들어주고 싶은 건 필자의 취향이겠고, 어쨌거나 어느 것 하나 버릴 게 없는 보석 같은 작품들이다. 다이아몬드나 황금이 아닌 유리로 이렇게 아름다운 보석을 세공해낸 자무시는 사랑스러운 사람이다. DVD의 화질이 썩 좋다고 볼 수는 없는데, 자무시 영화가 제작된 환경을 생각해보면 그리 이상할 것도 없다. 부록은 예고편 몇 개와 <천국보다 낯선>의 제작 현장 영상(7분), <데드맨>의 삭제장면 및 아웃테이크(15분), 닐 영의 뮤직비디오가 전부다. (ibuti, 2006.6. 씨네21 557호)

<짐 자무시 컬렉션> Jim Jarmusch Collection
1980~1995년 / 짐 자무시 / 659분 / 1.85:1 아나모픽(<영원한 휴가> 1.33:1 스탠더드) / DD 2.0 영어(<다운 바이 로> DD 1.0 영어) / 한글, 영어 자막 / 태원엔터테인먼트(6장)
< 화질 ★★★  음질 ★★★  부록 ★☆ >

< Comment :  이 박스세트는 깜짝선물에 가까운, 너무나 반가운 작품집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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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오공훈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구입해야 하는데... 요즘 고민 중입니다. ^^;;

    2007/08/10 00:03
  2. BlogIcon ibuti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공훈> 이거 요즘 할인중이더군요. 그 정도 가격이면 충분히 구입할 만하지 않을까요?^^

    2007/08/10 01:38
  3. BlogIcon 오공훈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정보 고맙습니다!~

    2007/08/10 17:55
  4. BlogIcon ibuti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공훈> 재미있게 보세요.^^

    2007/08/10 17:57

Film: HomeVideo2007/07/21 00:37 Posted by ibu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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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큰 플라워> Broken Flowers

   1980년대 초반, 짐 자무시는 니콜라스 레이와 빔 벤더스의 도움으로 두 편의 영화를 만들 수 있었고, 그 사이에 장 으스타슈는 자살했다. 그들의 흔적이 유난히 역력한 <브로큰 플라워>에서 20년 전으로 떠나는 돈의 발걸음은 기실 자무시의 데뷔와 으스타슈의 자살이 벌어진 시간으로 향하고 있다. 중년의 시기를 통과하는 남자의 이야기는 <러스티 맨>의 제프를, <시간의 흐름 속에서>라는 영화제목을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자무시는 자신이 막 지나온 사십대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떠난 으스타슈에게 <브로큰 플라워>를 바친다.
 
   벤더스가 공간의 의미로 길 위를 떠돈다면, 자무시는 시간의 길 위에서 부유한다. 신세계의 막막함에 방황하던 청년(<천국보다 낯선>)과 세 갈래 길과 마주했던 청년도 중년도 아닌 세 남자(<다운 바이 로>)를 지나 한 중년남자가 도착하는데, 그는 네 갈래 길의 교차점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리고 길 위에서 시간을 묻는다. <브로큰 플라워>는 철지난 돈환에게 보내온 분홍 편지(편지 자체가 누군가의 농담일지 모르니, 행여 편지를 보낸 여자와 아들의 정체에 대해 묻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기를)와 꽃다발, 가운, 그림, 명함, 바지, 기름통, 타자기에 관한 코미디이거나 자기가 보내야 했을 편지를 받아버린 남자의 어설픈 추리극 아니면 지나간 시간을 기억하며 적어 가는 쓸쓸한 일기장 중 하나다. 네 명의 여자가 한 번씩 등장할 동안 우리는 ‘돈환의 사생활’을 들춰보게 되고, 죽은 여자의 무덤 앞에서 비에 젖은 그를 보며 연민의 심정도 맛본다. 하지만 <브로큰 플라워>는 <러스티 맨>처럼 회한 가득한 작품은 아니다. 돈의 걸음걸이는 한치의 조급함이라곤 없이 유유자적하며, 분홍 색깔 소품과 뽕짝거리는 음악은 가벼운 웃음을 동반한다. 그렇게 느린 속도와 유머로 짜여진 <브로큰 플라워>는 태피스트리와 같아서 오돌토돌한 면에서 간혹 앙금과 슬픔이 느껴진다 해도 슬쩍 비키면 포근한 자리가 옆에 있다. 모든 계절엔 끝이 있음을 알게 된 남자는 그의 곁에서 꽃이 시들어도 이제 담담하게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혹시 그의 내일이 궁금하다면 그건 언젠가 자무시의 다음 작품에서 보면 될 일이다.

   DVD가 자연스러운 영상을 보여주는 가운데, 부록으로는 ‘버스의 소녀’ 삭제장면(2분), 슬레이터의 행렬인 ‘시작부터 마무리까지’(8분), 자무시의 목소리가 들어간 ‘농장 신’(4분) 등 짧지만 귀여운 것들이 준비되어 있다. (ibuti, 2006.2. 씨네21 541호)

<브로큰 플라워> Broken Flowers
2005년 / 짐 자무시 / 105분 / 1.78:1 아나모픽 / DD 5.1 영어 / 한글, 영어 자막 / 스타맥스
< 화질 ★★★★  음질 ★★★☆  부록 ★★ >

< Comment : 영화에 나오던 아프리칸풍의 음악이 아직도 귀에 들리는 듯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자주 머릿속에 자주 떠오르는 작품.
씨네21은 이 리뷰를 실으면서 '돈환'을 전부 '돈'으로 바꿔버렸다. 글이 이상하게 보였을 밖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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