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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 영화관

Film: HomeVideo2008/07/28 12:27 Posted by ibu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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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깃발> Flags of Our Fa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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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Letters from Iwo Jima



   더 이상 새로운 전쟁영화가 없을 거라 생각했을 때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블랙 호크 다운>이 나왔다. 두 영화는 전쟁영화를 미적 차원에서 바라보게 만들었다. 그런데 그들 영화의 스펙터클이 거대해지고 오감을 만족시킬수록 전쟁은 초현실적인 대상으로 바뀌었고, 뛰어난 영상미에 탄성이라도 지를라치면 괜히 죄의식을 느껴야 했다.

   <아버지의 깃발>에서도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일부 장면이 연상되기는 하지만, CG를 입힌 영상은 60년 전에 만들어진 <이오지마의 모래 언덕>(앨런 듀언, 1949)의 전투 장면보다 날것의 느낌이 오히려 덜한 게 사실이다. 그러므로 전투 장면을 통해 뭉클함을 얻고 싶은 사람에겐 <아버지의 깃발>과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는 어울리지 않는 작품이다.

   <아버지의 깃발>과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의 감동은 타자의 전투를 바라보는 데서 나오는 게 아니라, 참전 병사의 시선으로 전쟁을 대할 때 전해진다(촬영감독 톰 스턴은 “크레인을 사용한 객관적 쇼트보다 개인의 시점에서 주관적 쇼트를 주로 담아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오지마의 모래 언덕> 같은 낭만적인 영웅담(클린트 이스트우드는 각색을 맡은 폴 해기스에게 존 웨인 스타일은 싫다고 미리 말해뒀다)은 물론, 그와 반대로 극렬한 반전영화인 <들불>(이치가와 곤, 1959)의 자연주의적인 묘사와도 거리를 두면서, <아버지의 깃발>과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는 그렇게 사실성을 획득했다.

   그러나 한국에서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는 개봉되지 못했다. 그것이 비상업성 때문인지 한국인의 상처 때문인지 알 수 없으나, 어쨌든 우리는 스크린에서 두 영화를 동시에 감상할 기회를 놓친 것이다. <아버지의 깃발>이 이오지마의 수리바치산에 깃발을 꽂은 미군 병사의 이야기라면,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는 그 산에서 밀려나 섬의 북쪽으로 몸을 피해야 했던 일본군 병사의 이야기다. 그들의 고통과 기억이 얼마나 다른지, 그리고 어떻게 만나는지 비교 체험할 기회는 이제 DVD의 차례로 넘어왔다. 당연히 이들 DVD가 유달리 반가울 수밖에 없다(다만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는 별도로 출시돼지 않고, 소장판으로 선보이는 박스판에만 들어있다).


   DVD의 영상과 소리는 둘 다 우수하지만, 푸른색 톤을 잘 살려낸 <아버지의 깃발>의 영상이 어두운 장면이 많고 노란색을 기조로 한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의 것보다 좋아 보인다. 대개의 거장들이 자기 영화에 대해 주절주절 말하지 않기도 하거니와, 특히 현장에서조차 말이 적은 이스트우드에게서 간략한 영화소개(5분) 외에 별다른 음성해설을 기대하진 말자.


   각각 ‘서사극의 제작’(30분)과 ‘붉은 태양, 검은 모래(오리지널 각본의 제목이기도 하다,
21분)’라 이름 붙여진 메이킹 필름은 제작에 참여한 다양한 사람들과의 인터뷰로 구성되어 있다. 연기자에게서 진실함을 추구한다는 이스트우드가 스스로도 신의를 지키는 인물임을 스탭들의 말을 빌려 알 수 있다. 이스트우드는 한번 인연을 맺은 사람과 계속 작업을 이어가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 예로 그와 오랫동안 일한 미술 책임자 헨리 범스테드와 캐스팅 담당 필리스 허프만는 두 영화를 유작으로 남기고 죽었는데, “이스트우드가 아니라면 아흔 살의 나이에 이렇게 일하지 않았을 거다. 매순간이 만족스러웠다”는 범스테드의 말에 감독에 대한 신뢰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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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의 깃발>의 부록 -  원작과 각색(17분), 여섯 명의 용감한 사나이(20분), 깃발을 세우며(3분), 시각효과(15분), 과거를 돌아보다(10분) - 이 이오지마 전투와 수리바치산에 깃발을 세운 여섯 병사를 주로 다룬 반면,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의 부록 -  배우에 관해(19분), 스틸 모음(4분), 일본에서 가진 월드 프리미어 현장(16분)과 기자회견(25분) - 은 이스트우드 자신이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로 영화를 찍는 건 흥미로운 도전이었다.”라고 언급한, 특이했던 제작 환경을 돌아본다.

   이스트우드는 영화소개에서 “나는 이야기를 할 뿐, 해석은 관객의 몫이다.”라고 밝혔다. 두 영화에 대한 비평을 읽거나, DVD의 부록을 보기에 앞서, 두 편 영화를 나란히 감상할 것을 권하는 바다. 그러니까 미국판 박스세트에 들어있는 다큐멘터리 두 편이 판권 때문에 한국판에는 실리지 못한 것에 대해 그리 개의치 말기를.
(ibuti, 2007.6. 씨네21 608호)

<아버지의 깃발> Flags of Our Fathers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Letters from Iwo Jima
2006년 / 클린트 이스트우드 / 132분, 141분 / 2.35:1 아나모픽 / DD 5.1 영어(<아버지의 깃발>), 일본어(<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 한글 자막(영어 자막은 <아버지의 깃발>에만 지원) / 워너(4장)
< 화질 ★★★★☆  음질 ★★★★☆  부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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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지마 해변에 홀로 선 클린트 이스트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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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기금 마련을 위해 동원된 세 병사의 실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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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촬영본과 시각효과 작업 후의 영상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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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외곽과 이오지마 민가 장면에는 같은 세트가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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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타나베 켄과 그가 연기한 쿠리바야시 타다미치 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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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h.t.l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오지마....는 보기 좀 고통스러울까봐 아직 플레이어에 못걸고 있네요.....;;;

    2008/07/28 21:26
    • BlogIcon ibuti  댓글주소  수정/삭제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은 아닙니다만, 그렇다고 놓칠 수야...;;;

      바라보다님, DVD를 꼭 플레이어에 거시길 바랍니다.^^

      2008/07/28 22:18

Film: Garage2008/05/30 12:13 Posted by ibuti


<카운터페이터 The Counterfeiters>


(스테판 루조비츠키, 2007)


추천별점 : ★★☆

개봉예정일 : 2008년 7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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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는 보도자료에서 발췌한 것임.


지상 최대의 위조지폐 작전에서 살아남기 위해 도구로 전락한 천재 위조전문가의 가슴 아픈 실화를 그린 2008년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수상작품. <타인의 삶>제작진이 다시 한 번 선사할 2008년 최고의 감동실화 <카운터페이터>는 제 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 나치가 주도한 위조지폐 작전에 투입되어 살아남기 위해 위조지폐를 만들 수밖에 없었던 천재 위조전문가 '살로몬 소로비치'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2008년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수상에 빛나는 작품으로, 독일 아카데미와 베를린 영화제 노미네이트는 물론 전세계 각종 언론의 찬사를 받으며 확실한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입니다. 독일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 '카알 마르코빅스'가 눈빛과 표정만으로 실존했던 천재 위조전문가 '살로몬 소로비치'가 겪는 개인의 선택과 고뇌를 완벽하게 표현하였고, 영화 내내 흐르는 아르헨티나 탱고 음악의 선구자 '휴고 디아즈'의 아름다운 하모니카 선율이 보는 이들에게 더욱 큰 감동을 선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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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Comment2008/02/22 20:53 Posted by ibu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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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mportance of Being Honest


<어톤먼트  Atonement> (조 라이트, 2007) ★★★★☆


이언 매큐언은 소설 <속죄>(<어톤먼트>의 한국 번역판 제목)를 시작하기에 앞서 제인 오스틴이 쓴 <노생거 수도원>의 한 부분을 발췌해 보여줬다. 그 부분은 “몰란드 양, 당신이 품어온 의심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생각해보세요. 도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 판단을 내린 겁니까?”라는 말로 시작해 ‘그녀는 수치심으로 눈물을 흘리며 자기 방으로 뛰어 들어갔다’라는 문장으로 끝난다. 예고편이나 포스터만으로 <어톤먼트>를 접한 관객은 이 영화를 연인의 사랑과 비극 그리고 그들을 질투한 소녀의 음모에 관한 작품으로 착각할지 모른다. 원작 소설과 영화가 일정 부분 그런 내용과 주제를 담고 있는 게 사실이나, <어톤먼트>는 궁극적으로 한 여자의 60년에 걸친 후회와 속죄에 관한 영화다.


소설 <속죄>는 네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1부는 1935년의 비극적인 여름날을, 2부는 이차대전으로 이별하게 된 세실리아와 로비의 이야기를, 3부는 간호사로 살아가는 브라이오니와 그녀가 소설로 완성한 허구적 사실들을, 4부에 해당하는 ‘1999년 런던’은 77번째 생일을 맞은 브라이오니의 하루를 다루고 있다. 영화는 그 구성을 거의 그대로 따왔으나 원작의 많은 부분이 심리적인 묘사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소설을 영화화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희생되는 부분이 어쩔 수 없이 발생한다. 대표적인 예가 1935년의 ‘꽃병 사건’이다. 소설과 영화에서 공히 그 사건이 두 번 다뤄지고 있지만, 소설이 전후 상황을 정확히 묘사한 것과 달리, 영화만 봐선 의미를 파악하기 힘들다. 그 결과 관객은 브라이오니가 사건의 중심에 놓이게 된 과정에 대해 오해를 범할 수도 있다. 소설 속 브라이오니는 자기의 방만큼이나 세상을 말끔하게 정돈하려는 열망을 가진 아이이며, 그런 성향으로 인해 사건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인지하고 만다. 그런데 영화의 브라이오니는 자칫 사랑과 질투로 인해 눈이 먼 소녀로 취급될 여지가 다분하다.


반복해서 이야기해보자. 영화 <어톤먼트>는 사랑의 열정과 이별과 속죄에 관한 이야기다. 1935년과 1940년 전후를 주 배경으로 벌어지는 영화의 구성엔 특이한 데가 있다. <어톤먼트> 안에는 대략 3개의 가지 - 첫째, 1935년 어느 하루에 세실리아, 로비, 브라이오니에게 벌어진 사건. 둘째, 1940년 전후에 세실리아와 로비가 나누는 편지와 전쟁 상황, 그리고 브라이오니의 변화. 셋째, 1999년, 소설 속의 소설가인 브라이오니의 현재 - 가 존재하는데, 소설과 영화는 결말에 이를 때까지 그 구조 사이에 놓인 비밀을 밝히지 않는다. <어톤먼트>라는 전체 허구 속에는 실재했던(어폐가 있음을 인정한다) 허구가 있고, 소설 속의 소설가 브라이오니가 만든 허구 속의 허구가 따로 그러나 조화를 이루며 존재한다. 게다가 많은 부분 ‘의식의 흐름’에 의존하는 원작소설처럼, 영화도 따라잡기 쉬운 나열식 전개를 취하지 않았다. 시간과 공간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고 종종 점프하는 탓에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영화의 결말에 당도하면 그 모든 순간의 의미가 하나씩 드러나 자리를 잡는다. 당연히 주의와 집중이 요구되며, 그랬을 때에야 깊은 묘미를 맛볼 수 있는 작품이라 하겠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위에서 언급한 ‘허구 속의 허구’를 대표한다. 바람이 부는 해변(세실리아가 로비에게 보낸 편지에서 같이 가자고 했던 바로 그 해변일 것이다)에서 두 주인공은 환한 웃음으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그 장면은 영화 속 작가 브라이오니의 바람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영화가 원작소설에서 직접 따오지 않은 몇 개 중 하나다. 원작소설에서 브라이오니는 60년 전에 죽은 두 남녀를 살려낸 이유에 대해 ‘연인들을 살려두고 다시 만나게 한 것은 나약함이나 도피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 아니라 마지막으로 베푼 친절이었고, 망각과 절망에 맞서는 투쟁이었다고 생각하고 싶다. 나는 그들에게 행복을 주었지만, 그들이 나를 용서하게 할 만큼 이기적이지는 않다’라고 써놓았다. 그러므로 영화의 마지막 해변 장면은, 주인공의 죽음을 접하고 슬픈 감정에 빠진 관객을 향한 위로에 해당한다. 그렇게 해서라도 행복감과 희망을 전하고 싶은 감독의 배려라고나 할까.

<어톤먼트>는 영국영화의 전통과 영광을 이을 새로운 세력들을 확인하는 장이다. 할머니 브라이오니를 연기하는 바네사 레드그레이브와 로비의 어머니 역의 브렌다 블레신, 각색을 맡은 크리스토퍼 햄튼이 영화에 무게를 싣는 것과 별개로, 주연을 맡은 키라 나이틀리, 제임스 매카보이, 시어샤 로넌, 그리고 감독 조 라이트는 앞으로의 성과가 분명 더 기대되는 인물들이다.


마지막으로,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인 됭케르크 해변의 롱쇼트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실제 장소가 아닌 영국에서 찍었다). 영국군들이 해변에 어지러이 집결해 있는 모습이 한 번의 커트도 없이 원 쇼트로 마무리되고 있는데, 시머스 맥거비의 촬영과 다리오 마리아넬리의 애절한 음악이 기막힌 조화를 이룬 장면이다(어느 정도 CG의 혐의가 없진 않다). 5분 가까이 이어지는 이 장면은 프랑스 북부에 배치되었다 퇴각용 함선을 기다리고 있는 영국군의 모습을 빌려,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자의 안타까움과 전쟁이 남긴 상처를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이것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아버지의 깃발>에서 해안으로 침투하는 병사들의 모습을 뒤집어놓은 것으로서, 그들의 대책 없는 상황과 멀리 덩그러니 서 있는 놀이기구, 정신없이 돌아가는 회전목마의 대비가 현실의 막막함을 전한다. (ibuti)


* 영화를 처음 공개하는 자리이다 보니 시사회에선 간혹 해프닝이 벌어진다. <어톤먼트>의 시사회에선 몬테 헬먼의 <자유의 이차선>의 끝장면을 방불케 하는 일이 있었다. 필름에 진짜 불이 난 건지 그렇게 보이기만 한 건지 알 수 없으나, 필름이 지글지글 타는 모습을 거대한 스크린으로 보는 느낌이 대단했다. 덕분에 마지막 장면의 감흥이 확 사라지긴 했지만.


2008/01/23 - [Film: Garage] - 어톤먼트 _ 포스터, 예고편, 스틸
2007/09/08 - [Film: HomeVideo] - 오만과 편견 (조 라이트,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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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리뷰] 어톤먼트 (Atonement, 2007)

    Tracked from 스테판's Movie Story  삭제

    * 다수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어톤먼트”는 제목 그대로 속죄에 대한 영화입니다. 그리고 그 속죄의 대상이 되는 비극적인 사랑을 다룬 영화입니다. 감독 조 라이트는 전작인 “오만과 편견”에서도 그러했지만, 이번에서도 역시 아름다운 영상과 인상적인 연출로 자신의 재능을 입증해냅니다. 영국 교외의 대저택에 사는 브라이오니는 문학에 재능있는 소녀입니다. 그녀는 저택의 하인의 아들인 로비를 짝사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로비는 그녀의 언니인..

    2008/02/24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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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스테판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됭케르크 해변의 5분여간의 롱테이크 샷..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다음 화면이 바뀌면서 보여진, 흑백 영화 스크린 앞에서 얼굴을 감싸쥐는 로비의 모습도요.

    2008/02/24 17:26
    • BlogIcon ibuti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그 쇼트가 언제 끝나나 눈을 부릅뜨고 노려봤더랬어요.^^ 매커보이 이 친구 크게 될 배우 같죠?

      2008/02/24 23:14

Film: HomeVideo2008/02/03 13:20 Posted by ibu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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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군단> L'Armée des omb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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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너선 로젠봄을 포함한 유명 평론가들의 ‘2006년 최고의 영화’ 리스트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작품은 놀랍게도 1969년 영화 <그림자 군단>의 복원판이다. <사무라이>를 넘어서는 장 피에르 멜빌의 최고작품의 위치에 <그림자 군단>이 오른 건 필연적인 결과다.

   멜빌의 영화와 삶을 규정짓는 ‘고독’, ‘멜랑콜리한 분위기’, ‘숙명적 배신과 인간에 대한 불신’ ‘염세적 세계관’ 같은 특징들은 바로 전쟁의 경험에서 나온 것들인데, 자기 이름조차 레지스탕스 시기에 바꾼 것을 평생 유지한 그가 전쟁의 기억을 쏟아 넣은 영화가 <그림자 군단>이기 때문이다(그는 “전쟁에 대한 모든 것을 말했다”고 했다).

   레지스탕스 시절 멜빌이 감명을 받았던 두 권의 책은 이후 그의 영화인생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둘 중 <바다의 침묵>으로 데뷔한 멜빌은 25년의 준비를 거쳐 경력의 정점에서 <그림자 군단>를 영화화하기에 이른다. 서두를 장식한 글귀- ‘나쁜 기억들이여, 환영하나니, 너는 나의 먼 청춘이다’- 는 허투루 사용된 게 아니었다.

   죽음을 운명으로 지고 사는 멜빌의 사람 중에서도 <그림자 군단>의 7명 레지스탕스 대원만한 인물은 없다. 죽음의 이유가 모호한 멜빌의 다른 주인공과 달리, 전쟁의 절망, 허망함, 고통이란 명백한 사유 앞에서 서서히 죽음을 향해 걷는 그들은 희미한 그림자 유령처럼 보인다.

   클라이막스에 해당하는 마틸드의 처형장면에서, 카메라는 한 여자와 그녀를 향한 네 사람의 얼굴을 차례차례 비춘다. 그리고 죽음의 얼굴을 눈으로 목격한 그들의 비극적 운명이 서술되면서 영화는 끝난다. 멜빌의 푸른 빛이 회화의 경지에 다다라 ‘푸른 지옥’으로 화한 <그림자 군단>은 정녕 잊지 못할 슬픔의 기록이다.

   공교롭게도 드골이 정권에서 물러날 즈음 개봉된 <그림자 군단>은 구시대의 역사, 신념, 전설에 대한 의혹의 눈총을 맞아야만 했으나, 멜빌이 청춘과 더불어 희생, 영웅, 우정, 의리를 향수하는 데 머물지 않았음을 따로 변명할 필요는 없었다. 영화의 마지막 대사는 “이 세상에 더 이상 신성한 것은 없다”이니까 말이다.

   복원판을 수록한 DVD는 우수한 영상과 소리에 더해 부록도 수준급이다. 프랑스영화 전문가인 지네트 뱅상도의 완벽 음성해설, 옛 기록영상 ‘장 피에르 멜빌, 필름메이커’(4분, “예술은 예술가가 세상과 동떨어져 홀로 있을 때 가능하다. 그래서 영화는 예술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고독의 정수가 느껴진다), 영화와 비교해 볼 만한 텍스트인 ‘레지스탕스의 기록’(33분)을 수록했으며, 음성해설을 포함한 모든 부록에 영어자막이 지원되는 점도 좋다.

   또한 보통 흘리기 일쑤인 ‘예고편’도 절대 놓치면 안 된다. 멜빌이 직접 진행한 예고편은 블래즈 파스칼의 인용- ‘나는 기꺼이 삶을 포기할 준비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만을 믿는다’- 으로 시작하는데, 죽음의 발레를 춰본 사람의 목소리가 사무치게 서럽다. (ibuti, 2007.1. 씨네21 587호)


<그림자 군단> L'Armée des ombres (Army of Shadows)

1969년 / 장 피에르 멜빌 / 139분 / 1.85:1 아나모픽 / DD 2.0 프랑스어 / 영어 자막 / BFI(영국)
< 화질 ★★★★  음질 ★★★☆  부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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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HomeVideo2007/09/25 19:57 Posted by ibu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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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로흐> Moloch

<더 선> Solntse

   알렉산더 소쿠로프는 20세기 말에 새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20세기의 가장 악명 높은 지도자 혹은 저주받은 권력자를 주인공으로 4부작을 연출하겠다고 밝혔다. <몰로흐>와 <더 선>은 그 첫 번째와 세 번째에 해당한다(두 번째는 레닌이 주인공인 <황소자리>).

   <몰로흐>에서 아돌프 히틀러는 에바 브라운과 측근들에 둘러싸여 바이에른 알프스 산중의 음울한 요새에서 1942년의 하루를 보내고, <더 선>에서 천황 히로히토는 1945년 2차 대전 패전의 날 지하 벙커와 실험실에서 나와 미국의 맥아더 장군과 만남을 가진다.
 
   “예술로서의 영화는 필연적으로 어느 정도 불가해하다”는 소쿠로프의 말대로 <몰로흐>와 <더 선>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작품이며, 회화와 꿈과 시가 뭉친 전작들의 우울한 이미지 또한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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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작품을 보기에 앞서 알아두어야 할 사실은, 연작의 의도가 역사적 사실을 비평하거나 한 인간을 단죄하려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20세기의 비극적인 사건의 핵심에 위치한 그들을 역사적, 사회적, 정치적 배경으로부터 분리해 각자의 개인적 욕구와 동기로써 해부한다.

   소쿠로프는 이를 인간 특질에 관한 지극히 개인적이고 예술적인 탐구라 말했는데, 세 인물의 유명세로 인해 이러한 탐구는 논란거리가 될 여지가 높다. 그러나 다시 말해 세 연작은 그들의 인간적 면모를 이해하려는 희귀하고 위험한 시도라기보다 그들의 문제적 자질에 관한 실험이자 권력의 특성에 관한 연구다(그러니까 역사적이고 윤리적인 시각에서의 반론이나 문제제기는 영화 밖의 다른 영역에서 다뤄져야 한다).

   그들은 대의에 따라 행동하고 뛰어난 리더쉽을 갖춘 사내들이 아니라 나약한 영혼을 숨기지 못하고 우스꽝스런 행동을 일삼는 남자들로 그려진다. 그리고 영화는 그것이 역사적 비극의 시작이라 말한다. <몰로흐>의 히틀러에 비해 <더 선>의 히로히토가 훨씬 인간적이고 복잡한 인물로 그려지고는 있으나, 설령 그가 내면적으로 평화를 원했고 어린이처럼 연약하다 해서 그의 잘못된 선택들이 용서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결국 세 연작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역사적 비극에 관한 한 인간의 책임이며, 우리 각자 또한 그것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선이란 건 나약해서도 안 되고 어리석어서도 안 된다. 소쿠로프는 그러한 선만이 미래의 비극을 막는 인간의 자질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ibuti, 2006.9. 씨네21 570호)

<몰로흐> Moloch
1999년 / 알렉산더 소쿠로프 / 108분 / 1.66:1 비아나모픽 / DD 2.0 독일어 / 영어 자막 / 코치 로버(미국)
< 화질 ★★★  음질 ★★★☆  부록 ★★☆ >

<더 선> Solntse(The Sun)
2005년 / 알렉산더 소쿠로프 / 110분 / 1.78:1 아나모픽 / DD 일본어&영어 / 영어(일부) 자막 / 아터피셜 아이(영국)
< 화질 ★★★☆  음질 ★★★☆  부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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