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rets & Lies
어웨이크 Awake (조비 해롤드, 2007) ★★★
<어웨이크>는 ‘마취 중 각성’으로 깨어난 남자의 이야기다. 퍼뜩 떠오르는 영화가 있다. 수술 중에 깨어난 아이의 복수극인, 이규만의 <리턴>이다. 결과를 보면, 그럴싸한 소재를 가지고 허탕을 친 <리턴>에 비해 <어웨이크>는 같은 소재를 아주 경제적으로 사용한 편이다. 여기엔 궁색한 잔머리도, 억지로 끼워 맞춘 이야기도 없다. 상영시간마저 깔끔하다. 84분.
영화는 수술 중에 죽은 환자와 그를 수술한 의사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수술을 받던 주인공이 죽었으니 우리는 영화의 결말을 알아버린 셈이다. 대담한 도입부에 이어 죽은 남자의 하루가 30분 동안 전개된다. 뉴욕 소재 투자회사의 대표로서 시장을 주무르는 22살 청년 클레이. 선천적으로 심장이 좋지 않은 그에겐 문제가 하나 더 있다. 그와 어머니의 비서는 교제 중이지만, 어머니의 반대가 두려운 탓에 그 관계는 비밀스럽다. 운명의 날, 그는 어머니에게 둘의 관계를 밝힌 뒤 비밀 결혼식을 올린다. 그런데 하필 그날 밤에 찾던 심장이 구해지고, 클레이는 수술대에 오른다.
자, 여기서부터 더 이상 영화의 줄거리에 대해 이야기하지는 않겠다. 요즘 영화들에서 익숙한 반전상황? 물론 <어웨이크>에도 나온다. 그래야 재미있을 테니까. 단, 그게 혀를 찰 정도로 기발한 유의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어웨이크>는 재미있다. <어웨이크>는 대단하고 독창적인 이야깃거리를 준비하는 대신, 관객들의 뻔한 짐작들을 살짝 살짝 비켜나며 잔재미를 추구하고자 한다. 신인감독은 자기 능력에 맞게 욕심을 부리지 않았고, 그 결과 예쁜 얼굴의 남녀 주인공은 어깨의 힘을 빼고 가볍게 영화에 임했다.
스릴러를 표방한 <어웨이크>의 감독 조비 해롤드는 드라마에도 재능이 있음을 보여준다. 적어도 <어웨이크>만 보면 그렇다. 마취 상태로 들어가지 못한 주인공은 몸이 찢어지고 뼈가 부서지는 아픔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신을 다른 곳으로 집중하려 애쓴다(조그만 고통에도 민감한 나로선 그게 어디 가능한 일일까 싶다만). 그리고 그가 몸과 영혼이 분리된, 혹은 꿈을 꾸는 듯한 상태에서 사건을 정리하고 진실을 깨달을 동안, 병실 밖에서는 또 다른 드라마가 벌어지고, 오랜 비밀이 벗겨진다. <어웨이크>는 숨겨진 비밀과 못된 거짓말에 관한 영화다.
<어웨이크>가 싸구려 스릴러로 전락하지 않은 건, 수술과 실수와 복수라는 간단한 공식을 깨고 드라마와 그럴싸하게 결합한 덕분이다. 물론 진부한 결말을 받아들이기 힘든 사람도 있겠고, 스릴러의 급박한 상황을 기대한 사람은 함량미달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나는 이 정도면 대중영화로서 성공적이라고 본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어웨이크>는 히치콕을 존경하는 청년이 만든 귀여운 <식스 센스> 같다. (ibuti)
* 어리석은 말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수술중 각성이나 마취중 각성을 이해할 수 없다. 온몸이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굳어 있는 상태라면 몸의 신경조직이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신경조직을 통해 통증이 뇌로 전달되지 않을 텐데, 단지 정신이 깨어 있다고 해서 통증을 느낄 수는 없지 않을까? 실례로, 얼마 전 전신마취 도중 깨어난 지인이 있다. 그는 의사선생을 보면서도 별다른 통증을 느끼지는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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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어웨이크같은 사건은 미국에서 몇번일어나는 사건입니다
2008/03/19 15:06일단 자세히 설명하자면 이건 거의 의사의 실수인거죠
일단 의사의 마취제 오발로 나는 사건이 대부분인데요
마취제는 일단 의식을 잠제우는 마취제와 인체에 마취시키는 마취제
통증을 낮추는 마취제 이렇게 3 가지로 나뉩니다 어웨이크같은 사건은
이마취제중하나인 통증을 없에는 마취제의 주입이 안된경우에서 나타난사건이죠
일단 이일은 미국에서도 몇번일어난 사건이고 한국에서도 몇번일어난걸로 알고 있습니다
몰랐던 건 아니구요, <어웨이크>의 시사회에서 뿌린 보도자료에도 말씀하신 사례가 적혀 있었습니다. 한 해 21백만 건의 전신마취 수술 중 3만 명에 가까운 사람이 의식이 깨어난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리턴>의 보도자료에도 그 비슷한 사례를 소개하고 있었구요. 다만 그것까지 일일이 적을 필요가 없을 것 같아서 글에서는 뺐습니다.
2008/03/19 16:47제가 말미에 쓴 글의 요지는 경험하지 않은 사람으로서 수술중 각성이나 마취중 각성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님의 글을 읽어보니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감상평 잘 봤습니다.
2008/04/23 23:09재밌게 본 영화인데 인터넷엔 다들 혹평이 난무해서 씁쓸하네요.
리턴은 아직 안 봤지만 어웨이크가 복수극에 촛점을 맞춘 영화는 아니니
비교해보는것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다른 곳에선 혹평이 많았나요? 저는 재미있게 본 편이라.
2008/04/28 10:38같은 소재를 사용한 <리턴>은 별로였어요. 한국 스릴러 특유의 쥐어짜는 분위기가 너무 강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