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달리는 소녀> 時をかける少女
언제부터일까? 실험실에서 호두 모양의 물건 위로 넘어진 뒤부터일까? 평범한 소녀 마코토에게 시간을 뛰어넘는 능력이 생겼다. 열일곱살 소녀라면 으레 그렇듯이, 마코토는 동생에게 푸딩을 뺏기지 않으려고, 노래방에서 노래를 조금 더 부르려고, 난처한 상황에서 슬쩍 벗어나려고 주어진 능력을 써먹는다. 그러나 소녀가 선의로 빚어낸 조그만 변화들이 가슴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기게 된다.
이미 드라마, 영화, 만화책으로 여러 번 각색된 바 있는 츠츠이 야스다카의 소설 <시간을 달리는 소녀>(1965)가 2006년에 애니메이션의 옷으로 갈아입으면서 다시 화제를 불러 모았다. 이번 각색판에서 주인공의 이모로 등장하는 원작의 주인공 가즈코는 조카에게 별다른 조언을 하지 않는다. 그녀는 시간을 뛰어넘는 능력이 언젠가 퇴화된 기관처럼 될 것임을, 결국엔 성장하는 소녀가 거쳐야 할 통과의례임을 알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주제가보다 중요한 음악은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이다. 건반을 두드리는 손길의 미세한 차이가 모여 변화무쌍하고 거대한 음악을 만들어내는 것과 우리 삶이 전개되는 양상은 별반 다르지 않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시간의 되돌림’이란 헛된 생각을 다룬 공상영화가 아니라, 되돌릴 수 없는 시간 속에서 매 순간에 충실하기를 권하는 진지한 드라마다. 애니메이션을 보며 눈물을 흘려본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이 외에 감독이 스튜디오에서 영화를 보며 연출에 관해 설명하는 ‘디렉션 파일’(35분), 시사회 풍경(10분), 뮤직비디오 등의 부록을 제공한다. (ibuti, 2007.10.27. 중앙Sunday)
<시간을 달리는 소녀> 時をかける少女
2006년 / 호소다 마모루 / 98분 / 1.78:1 아나모픽 / DD 5.1, 2.0 일본어 / 한글, 영어 자막 / CJ엔터테인먼트(3장)
< 화질 ★★★☆ 음질 ★★★★ 부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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