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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15 점퍼 (덕 라이먼, 2008) : 무모하고 한심한 짓거리 by ibuti
Film: Comment2008/02/15 09:18 Posted by ibu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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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de for a Fall


<점퍼> (덕 라이먼, 2008) ★☆


시간을 건너뛸 수 있다면? 공간을 자유자재로 옮겨 다닐 수 있다면? 나이가 들어도 이런 공상을 버리지 못하는 인간들이 있다. <점퍼>는 그런 인간 중 한 명인 스티븐 굴드가 쓴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데이비드는 고등학교 시절 우연한 사고로 자신에게 순간이동 능력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아버지와 여자 친구와 고향 마을을 미련 없이 버린 뒤 자유로운 삶을 선택한다. 런던의 카페에서 브런치를 먹고 피라미드 위에서 일광욕을 즐기다 뉴욕의 고급 아파트로 돌아오는 하루. 그랬던 8년 생활은 누군가로부터의 살해 위협으로 인해 깨진다. 그는 순간이동 능력자 ‘점퍼’와 그들을 제거하려는 ‘팔라딘’ 세력간의 싸움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점퍼>에 일말의 매력도 느껴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주인공 캐릭터의 저열함 때문이다. 미국인이 아니랄까봐 이 친구가 가장 먼저 하는 짓거리는 은행털이다. 방안 가득 돈을 쌓아놓은 뒤 그가 하는 일이라곤 세계를 돌아다니며 노는 일뿐이다. 보통사람들이나 취할 그런 행동은 액션 히어로에게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다. 게다가 그는 악당들에 맞서 오로지 '도망'만 다닌다. 생각해봐라, 영웅이 싸우진 않고 내뺄 궁리만 하는데 무슨 매력을 느낄 수 있겠나.

발상부터 유치했던 영화는 이후 나아질 기미조차 보여주지 못한 채 끝난다. 궁금한 제어능력에 대해선 말만 하고 보여주진 않으며, 점퍼의 정체성에 대해선 별 언급도 없고, 점퍼들과 팔라딘의 재미없는 숨바꼭질만 끝없이 계속된다. 영화의 어처구니없는 대사 중에서도 압권은 이렇다. 고참 점퍼가 주인공에게 “점퍼와 팔라딘은 중세 이후 대결해왔다”고 말하는데, 헛웃음만 나온다. 미국 것들은 기껏 생각해내는 게 음모며, 어찌 상상이 중세를 넘어가지 못할까. 그러니, 고딩 때 도망친 녀석이 8년 만에 옛 여자친구를 찾아가 ‘운명의 여자’ 운운할 때엔 웃을 기력조차 없다.


<점퍼>는 한때 미국 인디영화의 재간둥이었던 덕 라이먼의 추락이 의심되는 영화다. 모비의 음악까지 훔쳐와 <본 아이덴터티>의 영광을 재현하려 했으나 그 발치에도 이르지 못했다. 결말을 보면 속편을 의도한 것 같은데, 어지간한 속편이 아니고선 구제하기 힘든 시리즈라 하겠다(하긴 <내셔널 트레져: 비밀의 책> 같은 영화가 대박 나는 미국이니 이 영화의 실패를 장담할 수는 없다). 주연을 맡은 헤이든 크리스텐센에 대해 잠시 언급하자면, 연기는 둘째 치고 표정변화라도 좀 구사해줬으면 좋겠다. 어떻게 90분 동안의 표정변화가 성형수술로 표정연기가 불가능한 다이안 레인보다 못하냔 말이다. (ibu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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