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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만'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7/11/01 킹덤 (피터 버그, 2007) : 불타는 왕국 by ibuti (2)
  2. 2007/05/25 콜래트럴 by ibuti
Film: Comment2007/11/01 11:02 Posted by ibu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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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Kingdom on Fire

<킹덤 The Kingdom> (피터 버그, 2007)

미국과 우호적인 국가에는 미국인들의 집단 거주지가 있다. 뭔 보물이 숨겨져 있는지, 아니면 무슨 죄를 지었는지, 그들 거주지는 높은 벽으로 외부와 차단되어 있거나, 중무장한 군인들의 보호를 받는다. 한국에도 그런 곳이 많다. 일전에 경복궁 근처에 있는 미국인 거주지에 가본 적이 있다. 일개 군무원의 가족이 널찍한 집을 별다른 임차비도 지불하지 않고 차지해 사는 걸 보며 씁쓸했다. 영토의 주인인 국민은 땅 한 평 더 얻으려고 기를 쓰며 사는데, 거대 국가의 국민은 다른 나라 땅에서 이렇게 쉽게 취급 받으며 살아도 되나 싶었다.

<킹덤>에서 왕국이란 사우디아라비아를 칭한다. 중동에서 가장 친미성향이 강한 사우디아라비아에 미국인 거주지가 없을 리 없다. 그 중 석유회사의 직원들이 거주하는 곳에서 폭발물이 터진다. 거주민을 노린 1차 폭발에 이어, 구조하러 온 집단을 노린 2차 폭발이 일어난다. FBI 요원 플러리는 희생자 중에 절친했던 동료가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상부의 반대를 무릅쓴 채 동료 세 명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행을 감행한다.

‘테러’는 미국인에게 만사를 위한 구실이다. 대통령이 다른 나라를 침략하고자 군대를 보낼 때나, 국민이 분노의 대상을 찾을 때 ‘테러’ 한마디면 답이 된다. 세계를 혼탁하게 만드는 테러를 없애 평화를 유지하겠다는 그럴싸한 명분은 수많은 미국인이 남의 영토를 우습게 넘나드는 권한을 제공한다. 네 명의 FBI 요원이 총을 들고 사우디아라비아에 가는 걸 당연하게 여기게 된 배경은 그렇다. 그들 네명은 말로는 테러 조직과 맞선다고 하지만, 네 명이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난 첫 번째 동기는 동료의 복수다. 분야별 전문가답게 조직적인 수사를 펼치는 듯하던 그들은 마침내 테러 조직과 한바탕 일전을 벌인다. 그들은 그 과정에서 죽은 미국인의 몇 배가 되는 사람들을 죽이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재산권엔 관심도 없는 듯 수많은 건물을 파괴한다. <킹덤>은 정치영화가 아니라 액션영화니까 당연한 일이라고?

질문해보자. 회교 과격단체가 자기들 땅 안에서 자기들 땅을 침범한 이교도들을 죽이는 건 테러인데, 남의 땅에 들어가 살상과 폭발을 벌이는 미국인들의 행동은 왜 테러라 부르지 않는가. 미국이 세계 평화를 위한답시고 무한대의 권한을 부여 받는 근거는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킹덤> 같은 영화를 보면 그래서 화가 난다. 이런 영화를 보면서 미국인들의 복수가 통쾌하다고 박수 치는 인간들이 있어, 나를 화나게 한다.

사실 정치적으로 올바른 시선을 탓하자면, <킹덤>으로선 섭섭할 만하다. 테러로 한정한다 해도 <킹덤>보다 못한 영화가 수백 편은 될 테니까. 게다가 <킹덤>은 마이클 만이 제작한 영화다. 마이클 만 영화의 강점은 정치적인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무대포로 밀어붙이는 힘이었다. <킹덤>이 얄미운 것은 그런 강점은 강점대로 써먹는 한편, 양쪽 입장을 이해한다는 듯한 페인트 모션을 함께 취한다는 데 있다. 시작부터 중동과 미국의 오랜 관계를 소개하며 <시리아나>를 흉내 내던 <킹덤>은 마지막에 이르러 모호한 시선을 드러낸다. 실컷 쳐부술 때는 언제고, 갑자기 회교 원리주의자들의 테러와 자신들의 행동을 같은 선에 놓고 비교하란다. 바보가 아니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을, <킹덤>은 지혜의 말씀이라도 되는 양 들려준다. 어차피 미국인을 위한 액션영화를 지향했다면, <킹덤>은 자기 자신에게라도 솔직했어야 했다. 요즘 한창 주가가 오른 제이미 폭스와 크리스 쿠퍼의 연기도 새로울 게 없어 지겹기만 하다. (ibu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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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월덴지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절대 동감합니다. 보잘 것 없는 글이지만 트랙백 겁니다.

    2007/12/12 01:44

Film: HomeVideo2007/05/25 23:02 Posted by ibu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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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래트럴> Collateral

   마이클 만이 근래에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평단에서 환영받는 건 그의 작품이 프렌치 누아르의 전통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단절된 삶을 영위하는 남자의 고독과 선과 악 사이에 위치한 죽음의 예감은 마이클 만의 주인공에게로 전이됐다. 범죄에 매인 제임스 칸, 로버트 드니로, 알 파치노 그리고 톰 크루즈의 얼굴 깊은 곳엔 알랭 들롱, 장 가뱅과 리노 벤츄라의 한숨이 깃들어있다. 프랑스로 건너간 아메리칸 누아르는 먼 길을 돌아 마이클 만에게로 돌아온 것이다. 그런데 '밤 그리고 도시'를 어슬렁대는 마이클 만의 남자들은 선배들과 달리 인간적인 심약함을 보여주지 않는다. 뒷골목이 아닌 시스템-강철로 지은 건물과 구획된 도로와 범죄조직- 사이를 누비는 그들에게 나약함이 끼어들 여지는 없다. 그러니까 <콜래트럴>과 <히트>은 커다란 피곤에 지친 남자들의 이야기다.

   냉혹한 얼굴의 남자가 엘에이 공항에 도착하고, 조용한 모습의 택시 운전사가 검사를 태우면서 <콜래트럴>은 시작한다. 만은 누군가를 죽이면서 사는 남자와 인생을 회피하면서 살던 남자가 남은 10시간 동안 벌이는 하룻밤 사투를 2시간짜리 임프로비제이션으로 구성했다. 그들이 방문하는 장소와 예기치 않은 사건의 연속, 이동하는 시간에 주고받는 대화 그리고 권력이 옮겨지는 순간은 바야흐로 재즈의 리듬으로 화하며, 이즈음 할리우드 영화답지 않게 둔중한 액션으로 장식된 것도 어울린다. <콜래트럴>의 또 다른 주인공은 엘에이라는 공간이다. 마이클 만이 DVD의 음성해설에서 HD 비디오의 효용를 끊임없이 말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HD 카메라에 잡힌 밤의 도시는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을 드러낸다. '올 때마다 얼른 떠나고 싶은 곳'이라고 말했던 킬러가 결국 떠나지 못한 도시 엘에이, <콜래트럴>은 그곳이 어떤 곳인지 말해야만 했고, 신비할 정도로 차가운 도시의 핵심을 담아낸 카메라에 마이클 만 자신이 흡족해한 것은 당연지사다.

   DVD는 본편과 음성해설만 수록한 일반판과 여러 부록을 더한 특별판으로 나눠 발매된다. HD 비디오를 기본 마스터로 사용한 영상은 깊이는 없을지 몰라도 유영하는 이미지 속에 엄청난 시각적 데이터의 향연을 보여준다. 낯선 아름다움에 취할 정도다. 음성해설은 예상과 달리 차분한 분위기로 진행되는데, 혹시 마이클 만에게 악인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이 있지 않을까 궁금했던 사람은 답을 들을 수 있다. 만의 캐릭터 구축 과정이 엿보이는 메이킹 필름과 짧막한 다섯 부록을 보는 것 외에 다섯 개의 이스터에그를 찾는 재미도 놓치지 말기를. (ibuti, 2005.02. 씨네21 490호)

<콜래트럴> Collateral Special Edition (2장)
2004년 / 마이클 만 / 120분 / 2.35:1 아나모픽 / DD 5.1 영어 / 한글, 영어 자막 / 파라마운트
< 화질 ★★★★☆  음질 ★★★★  부록 ★★★ >

< Comment : 만 영화의 마초성이야 워낙 유명한 사실이니 그렇다 치자. 만은 현재 미학적으로 가장 중요한 미국 감독이 아닐까 싶다. 이어지는 <마이애미 바이스>를 보면서 지금 디지털 영상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만일 거라고 생각했다. (ibuti, 2006.12.15. nav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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