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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 영화관

Film: Comment2008/04/14 11:59 Posted by ibu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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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ce Upon A Time in China


포비든 킹덤  The Forbidden Kingdom (롭 민코프, 2008) ★★★


쿵푸 스타들의 사진과 화보로 방을 도배한 제이슨은 정작 쿵푸엔 젬병인 백인 소년이다. 자주 들르던 차이나타운의 가게에서 사건이 일어난 밤, 황금빛 봉을 손에 쥐게 된 제이슨은 전혀 다른 세계로 건너간다. 그곳은 고대의 중국. 옥황상제가 자리를 비운 사이, 손오공을 잔꾀로 물리친 제이드 장군의 악정으로 인해 세상은 혼탁하게 돌아가고 있다. 무술의 고수 ‘루얀’과 ‘란’ 그리고 신비한 소녀 ‘골든 스패로우’를 만난 제이슨은 자신이 예언의 인물임을 깨닫고, 마법에 걸린 손오공에게 여의봉을 건네고자 수련의 길에 오른다.


<포비든 킹덤>은 동양무술이라고 하면 좋아 죽는 백인 녀석들을 위한 영화다. 쇼브라더스 영화에 나왔던 추억의 캐릭터들과 이소룡의 사진을 짜 맞춘 오프닝 크레딧으로 헌사를 바친 영화는 곳곳에 그들이 심취했던 홍콩영화와 동양문화의 흔적을 새겨두었다. 이야기의 기본 구조를 <서유기>에서 따온 <포비든 킹덤>은 주인공을 제외한 대부분의 캐릭터들도 예전 인물을 재활용하고 짜깁기하는 방식을 택했다. 성룡이 맡은 루얀은 <취권>과 <사형도수> 등의 영화에서 그가 분한 코믹한 인물에다 스승의 캐릭터를 섞은 것이고, 이연걸이 맡은 진지한 승려 캐릭터에는 그가 그간 거쳐 온 역할들이 조금씩 배여 있으며, 골든 스패로우는 다름 아닌 <대취협>의 여협 ‘금연자’의 영어 이름 '골든 스왈로우'를 변형한 것이다. 그뿐인가, 거기에다 덤으로 백발마녀까지 끼워놓았다.


<포비든 킹덤>의 영리함은 ‘동양식 무술영화’를 탐하지 않은 데 있다. <포비든 킹덤>의 제작진은 성룡과 이연결 등이 쌓아온 내공을 따라잡는 게 쉽지 않다는 것뿐만 아니라, 그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동양문화의 깊이를 흉내 내는 것 이상은 불가능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포비든 킹덤>은 겉핥기식 영화의 텅 빈 느낌을 주진 않는다. 그것은 그들이 묘사하는 대상에 대해 품고 있는 애정과 기본 역할에 충실한 인물들의 사랑스러움 덕분이다. 무게를 덜어낸 이야기는 흥겨움을 좀체 잃지 않고, 각각의 인물에게서 풍겨 나오는 매력은 맛깔 나는 양념이 되어 영화를 싱겁지 않게 만든다.


한편으로 <포비든 킹덤>은 화려한 CG를 입힌 미국식 영웅이야기다. <포비든 킹덤>은 제인슨처럼 평범한 인물이 현실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전형적인 영웅담에서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를 찾는다. 동양 이야기와 접속한 할리우드 영화가 보통 동양의 정신세계에서 주제를 구했던(혹은 구하는 척했던) 사례와 비교할 때, 이건 좀 이상한 일이다. <포비든 킹덤>에서 동양적인 세계는 오히려 영화를 구성하는 외형에 더 가까우며, 분명한 사실은 영화의 주인공이 백인 청년이라는 것이다. 색목인 취급을 받던 소년이 고수들의 도움을 얻어 예언을 이룬다는 매끄러운 판타지로 완성되지 않았다면 <포비든 킹덤>은 구식 무술영화로 흘렀을지도 모른다. <포비든 킹덤>은 근래 중국에서 만들어진 대규모 사극을 보며 탄성만 질러야 했던 할리우드가 궁리 끝에 마련한 귀여운 대책 같다.


이연걸과 성룡의 만남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이연걸의 절도 있는 몸놀림에 비해 성룡의 손, 발짓이 한 수 아래로 보여 안타깝지만, 두 걸물이 마주 보며 무예를 겨루는 장면에선 눈을 떼기 힘든 포스가 풍겨 나온다. 골든 스패로우로 나온 유역비와 백발마녀의 이빙빙의 대결에선 유역비의 승리다. 유역비의 똑부러지는 연기는 정패패도 미소 지을 만한 것이나, 이빙빙의 백발마녀는 어린 소녀가 아등바등하는 것 같아서 원숙한 마녀의 느낌이 덜하다. ‘비’와 다음 작품에 출연할 예정인 예성이 어떤 배우인지 궁금하다면 확인해볼 기회이기도 하다(다만 분장한 그의 얼굴이 <매트릭스> 때와 달리 개그맨 이봉원과 닮았더라는). (ibuti)


* <포비든 킹덤>에 나오는 대부분의 시각효과를 담당한 곳은 한국의 ‘매크로그래프’, ‘DTI', '푸티지’ 등 3개 회사라고 한다.


관련 글
2008/02/28 - [Film: Garage] - 포비든 킹덤 _ 포스터, 티저포스터, 본예고편, 티저예고편,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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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Grandprix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글입니다.
    블로그가 정말 영화에대한 열정과 사랑이 느껴지네요. ^0^

    2008/04/14 21:40
  2. BlogIcon golgo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왜 유역비 캐릭터를 자막으로 스패로우라고 했나 의아했는데
    알고보니 대취협 때는 '골든 스왈로우'였던게
    이상하게 이 영화에서 '골든 스패로우'라고 바뀌어서 번역자가
    스패로우로 한 것 같더군요...^^;
    그런데 또 중국 사이트에 검색해보니 금연자(金燕子)가 맞고요..-_-;;
    왜 영어만 제비에서 참새로 바뀌었는지...
    이해가 잘 안가요. 스왈로우가 가진
    '삼키다'라는 의미 때문인지....

    2008/04/14 22:29
    • BlogIcon ibuti  댓글주소  수정/삭제

      앗, 저의 실수입니다. '골든 스왈로우'와 '골든 스패로우'를 제가 헷갈렸네요. 위에 리뷰는 수정하겠습니다.

      제작진이 '골든 스왈로우'라는 이름을 쓰지 못한 건 판권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스패로우의 느낌이 더 좋기도 하고요...^^

      2008/04/14 23:32
    • BlogIcon golgo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가 영화보고 나서 금연자 얘길 꺼낸 것 때문에
      헤깔리셨으니 제 잘못이죠..^^;
      근데 중국 쪽에선 금연자라고 표시한 거 보니
      그냥 금연자로 하는게 결국은 가장 정확한게 아닌가
      싶은데요.^^ '스패로우'도 틀린 건 아니지만요.

      2008/04/14 23:51
    • BlogIcon ibuti  댓글주소  수정/삭제

      영어 이름과 중국어 이름의 느낌이 너무 다르죠? 하긴 금연자도 한국식 발음이긴 하지만요.

      오늘 잘 들어가셨나요? 전 회의가 늦게 끝나는 바람에 좀 피곤하네요. 강남행은 언제나 힘들다는...

      2008/04/15 01:15
    • BlogIcon golgo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 저도 집에서 좀 피곤하긴 했지만
      덕분에 잘 들어갔습니다..^^

      2008/04/1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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