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제5 영화관

Film: Comment2007/09/01 10:08 Posted by ibuti

사용자 삽입 이미지

Voices in My Head

<스트레인저 댄 픽션  Stranger Than Fiction> (마크 포스터, 2006)

* 스포일러 가득

국세청 직원 헤롤드 크릭(윌 페렐)의 삶은 손에 찬 시계를 따라 움직인다. 정확한 시간에 일어나, 정확한 동작으로 일과를 준비하고, 정확한 규정에 따라 일하며, 정확한 시간에 혼자 잠자리에 든다. 단조롭고 외로운 삶을 살면서도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던 그에게 어느 날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목소리는 헤롤드에게 말하는 게 아니라, 그의 행동 하나 하나를 설명한다. 이를 닦으면 이를 닦는다고, 길을 걸으면 길을 걷는다고, 생각을 하면 생각을 한다고. 그의 생활과 일은 갑자기 엉망이 되어버린다. 병원을 찾아보지만 별다른 해결책을 찾지 못한 그는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는 줄스 힐버트(더스틴 호프만)를 찾는다.

헤롤드가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군지 모르는 것처럼, 목소리의 주인공도 자기 목소리가 헤롤드에게 들린다는 걸 알지 못한다. 그러나 관객은 헤롤드의 머릿속에 들리는 목소리가, 헤롤드의 삶과 동일한 내용의 소설을 쓰고 있는 여류작가 카렌 아이플(엠마 톰슨)의 것임을 안다. 이거 <트루먼 쇼>와 <어댑테이션>의 짝퉁 아니냐고? 글쎄다. 일단 <스트레인저 댄 픽션>은 (<트루먼 쇼>처럼) 빅브라더와 거짓 세상으로 둘러싸인 남자의 이야기가 아니다. 게다가 (<어댑테이션>처럼) 작가의 자기반영성이 돌출하는 게임도 아니다. <스트레인저 댄 픽션>은 독립된 삶을 꾸리던 남자와 작가가 어떻게 만나고 어떻게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는가에 관해 이야기하는 영화다.

<스트레인저 댄 픽션>의 주제 중 하나는 삶을 대하는 자세, 그러니까 삶에 대한 책임이다. 기계와 다름없는 헤롤드의 일상은 살짝 과장된 것일 뿐, 보통사람들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카렌은 소우주의 창조주이면서도 자신이 만들어낸 인물에 대해 항상 무자비한 자세를 견지한다. <스트레인저 댄 픽션>은 두 사람이 인간의 삶에 대해 얼마나 무책임한지 묻는다. 이어지는 영화의 답은 단순해 보이지만 그래서 더 진실한 것이기도 하다. 헤롤드은 자신과 판이하게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빵가게 주인 안나 파스칼(메기 질렌할)을 만나고 사랑하면서 인간의 가치와 소중함을 알게 된다. 그리고 언제나 주인공의 죽음으로 소설을 끝내왔던 카렌은 처음으로 인물을 죽이지 않을 방법을 놓고 고민한다.

영화에서 가장 짜릿한 장면은 헤롤드과 카렌이 전화를 통해 상대방의 존재를 확인할 때다. 이후 두 사람은 흥미롭게도 인정하기 힘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자 한다. 카렌의 소설이 걸작이 되기 위해서는 주인공, 즉 자신이 죽어야 함을 알아차린 헤롤드는 죽음을 받아들이고, 이와 반대로 실재하는 인물과 맞닥뜨린 카렌은 자기 소설을 희생해서라도 그를 살리기를 결심한다. 짐작하겠지만, <스트레인저 댄 픽션>은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는다. 그러나 그것을 진부한 유로 치부할 수는 없다. 왜냐면...

요즘 영화와 문학과 게임과 TV드라마에서 인물을 가장 쉽게 다루는 예는 ‘죽음’이다. 인간이란 생명체는 병에 걸려 죽고 차에 치어 죽고 총에 맞아 죽는다. 창조주는 조그마한 인간을 만들며 그가 삶을 누리기를 바랐을 게다. 그러나 주변의 수많은 작가들은 안일하게 죽음을 다룬다. 어쩔 수 없이 삶을 일찍 마감하는 사람이 대다수가 아닌 것처럼, 작품 속의 죽음은 소수의 진정한 걸작을 위해 남겨둬야 한다. <스트레인저 댄 픽션>에서 삶의 손을 들어주기 위해 걸작을 포기하는 작가는, 영화의 그러한 목소리를 대변한다.

현대 할리우드 코미디의 대가는 누구일까? 짐 캐리, 아담 샌들러, 벤 스틸러, 윌 페렐 정도의 이름이 불려나올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 중 스티브 마틴, 톰 행크스처럼 한 시대를 상징하는 중요한 인물로 남을 사람은 누구일까? 어딘가 불쾌한 구석이 있는 아담 샌들러와 엄청 웃기기만 하는 벤 스틸러는 일단 빼야겠다. 또한 짐 캐리가 드라마에서 매번 고배를 마시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윌 페렐의 이름을 그 자리에 두고 시험해 봐도 좋을 듯하다. <스트레인저 댄 픽션>, <멜린다와 멜린다> 같은 드라마에서 페렐의 연기는 그만큼 만족스럽다. 페럴과 메기 질렌할, 더스틴 호프만, 엠마 톰슨, 퀸 라티파의 연기 앙상블도 썩 좋다. 그 외에 카메오로 등장하는 두 사람이 반갑다. 린다 헌트는 이제 많이 늙었고, 톰 헐스는 분장 탓인지 도저히 알아 볼 수 없는 외모로 등장한다. (ibuti)

* 아주 소규모로 개봉하는 영화다. 9월 6일에 개봉하는 영화 중엔 그런 게 몇 된다.


글이 어땠나요? 당신의 의견을 듣고 싶어요.

1  ... 450 451 452 453 454 455 456 457 458  ... 956 
Google
블로그 이미지 영화 좋아하나요?by ibuti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956)
Film: Comment (96)
Film: HomeVideo (439)
Film: Special Column (38)
Film: Garage (358)
Music Life (24)
Dear Diary (1)
tistory!get rss Tistory Tistory 가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