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ghway to Hell
<힛쳐 The Hitcher> (데이브 마이어스, 2007)
<힛쳐>는 동명의 1986년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비오는 날 태워준 남자 때문에 죽도록 고생한다는 이야기. 두 영화의 내용이 거의 비슷한 가운데, 일부 장면은 원작에 대한 오마주라고 생각될 정도로 그대로 따왔다(원작을 본 사람은 ‘곰돌이 인형’ 장면에서 웃을지도).. 설정상 차이가 있다면, 원작에선 시카고에서 샌디에이고로 고급차를 배달하는 청년이 주인공이었는데, 이번엔 방학을 맞아 여행을 떠나는 커플로 바뀌었다. 또 하나, 원작에서 카페 종업원(제니퍼 제이슨 리가 맡았다)으로 나왔던 여자 캐릭터를 남자 주인공의 연인으로 바꿔 쓸데없는 연애담을 슬쩍 끼워넣었다.
두 영화의 인상은 사뭇 다르다. 룻거 하우어와 토마스 하웰의 대결은 보기에 안쓰러울 정도였다. 하우어의 소름 끼치는 연기 앞에서 힘없이 바들바들 또는 하웰의 모습은 관객의 안타까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반면 리메이크 버전의 주인공들은, 우리에겐 총이 있으니 어디 한번 싸워보자는 식이다. 비정한 스릴러는 화끈한 공포 액션물의 옷으로 갈아입었다. 그러니까 긴장은 덜하다. 죄여오는 서스펜스가 아닌 액션과 속도만으로 심리적 긴장감을 안기기는 힘든 법이다.
<힛쳐>는 마이클 베이가 연전에 설립한 ‘플래티넘 듄스’의 네 번째 프로젝트다. 이 회사는 그간 원작에서 자욱한 먼지를 털어내 만든 리메이크 영화로 재미를 봐왔다. 그들 영화는 모두 호러영화였는데, 언뜻 어울리지 않는 예쁘고 깔끔한 영상과 21세기형 배우들을 결합한 결과는 세대마다 다른 느낌으로 받아들여질 것 같다. ‘플래티넘 듄스’의 영화는 신세대들에게 어필할지는 몰라도 원작 세대의 관객에겐 호들갑스러워 보이는 게 사실이다.
안타까운 건 숀 빈이다. 비열한 악당 역도 곧잘 소화하던 이 배우는 이번에도 연기에 열심이다. 하지만 룻거 하우어를 뛰어넘는 악당은 되지 못한다. 그것은 역할의 한계에서 기인한다. 원작의 악당 존 라이더와 주인공 짐 할시의 관계는 선과 악 그리고 동성애가 뒤섞인 기이한 관계를 형성했었다. 절대 악에 가까운 라이더는 자신의 손아귀에서 처음 벗어난 희생자이자 나약한 소년인 할시에게서 ‘누군가로부터 보호 받고 있는 선한 존재’를 엿본 것 같다. 그래서 그는 신과 게임 혹은 대결을 벌이는 인물로 보인다. 하지만 리메이크 버전의 존 라이더 캐릭터는 모호함을 벗어낸 다음 잔혹함만 잔뜩 끌고 왔다. 그는 아름다운 여자로부터 정수리에 총을 맞고 싶어 미친 변태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나를 멈추게 해줘”라고 말하던 룻거 하우어와 “나를 죽여줘”라고 말하는 숀 빈. 비교가 되지 않는다.
<힛쳐>는 1980년대의 몇 안 되는 컬트영화 중 하나다. 내가 이십대에 본 영화가 리메이크되는 걸 보면, 영화의 사이클이 그새 한 바퀴 돌았다는 말이다. 영화의 리스트를 만들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1980년대는 심심한 시기다. 컬트영화뿐 아니라 소위 걸작으로 불릴 만한 영화가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힛쳐>가 세상과 만난 1986년은 흥미로운 해다. 1986년은, 현재 활동하는 작가 중 경력의 최고점에 오른 두 감독이 나란히 영화를 발표해 성공을 거둔 해였다. 컬트 작가로 분류되던 데이비드 린치는 <블루 벨벳>으로, 데이비드 크로넨버그는 <플라이>로 당당히 주류 무대에 입성했다. 그리고 20년이 흘렀다. 이제는 <블루 벨벳>과 <플라이> 같은 작품이 박스 오피스에 존재하기 힘들며, 린치와 크로넨버그를 넘어설 작가는 등장하지 않았다. 비극적인 사실이다. (ibuti)
* 한국 개봉예정일 : 8월 1일
* 히치콕의 영화를 극중에 한번은 써먹을 것 같았다. 제목에 'Hitch'가 들어가는 스릴러에 히치콕 영화가 안 나오면 이상한 거다. 샤워 커튼을 확 젖힐 때 '사이코' 놀음이 나올까 순간 걱정했다. 그리고 안도하자마자 히치콕 영화가 보란 듯이 영화 속 TV에서 방영 중이었다. <새>(1963). 왜 <새>일까 궁금하던 차에, imdb를 뒤지다 <새>가 ‘플래티넘 듄스’의 리메이크 예정작품임을 알게 됐다. 그럼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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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마이클 베이가 제작한 영화치고는 실망스러운 <힛쳐>
Tracked from 風林火山 : 승부사의 이야기 삭제힛쳐 포토 감독 데이브 마이어스 개봉일 2007,미국 별점 2007년 8월 1일 본 나의 2,657편째 영화.물론 마이클 베이가 감독한 것은 아니다. 제작만 담당했다.그래도 이런 사례가 많이 있지 않은가?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한 영화나제작만 자주 하곤 하는 제리 브룩하이머.스릴러 영화에서 자주 보는 사운드 효과 역시 이 영화에도 한 번 등장한다.영화 속의 악역 캐릭터의 숀 빈. 캐릭터와 이미지는 잘 맞았던 듯 싶으나다른 요소들이 받쳐주지를 못한 영화..
2007/08/0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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